30분 달리기로 바뀐 나의 삶

3회: 비 오는 날, 피곤한 날엔 어떻게 할까?

drag-news 2025. 8. 18. 18:13

비 오는 날도, 귀찮은 날도 계속 달리는 법

달리기를 시작한 후, 처음 며칠은 의욕이 넘쳐 달릴 시간이 기다려지기도 합니다. 새로 산 운동화에 설레고, 달린 후의 개운함에 뿌듯함을 느끼며 "이번에는 정말 오래 해볼 수 있겠어" 하는 다짐도 하게 되지요.

하지만 시간이 조금만 지나면, 어느새 마음이 흔들리는 순간들이 찾아옵니다. 아침에 비가 온다든가, 유난히 피곤한 날이라든가, 그저 기분이 내키지 않는 날에도 우리는 흔들리기 쉽습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그만두지 않고, 다시 운동화 끈을 묶을 수 있을까요?

이 글에서는 그런 날들에도 달리기를 지속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전략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누군가 엄격하게 조언한다기보다, 가까운 친구가 조용히 건네는 이야기처럼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실내 유산소 운동은 야외 달리기 대체 수단입니다.

 

 

 

 

1. 달리기를 못 하고 싶은 날은 반드시 온다

무엇이든 ‘습관’이 되기 전까지는 많은 유혹과 핑계 앞에서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특히 달리기처럼 몸을 움직여야 하는 활동은 더욱 그렇습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몸이 피곤하거나, 기분이 가라앉아 있는 날에는 밖으로 나가는 것 자체가 큰 결심처럼 느껴질 수 있죠.

그럴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그런 날이 온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오늘은 왜 이렇게 하기 싫지?” 하며 자책하기보다는 “이럴 수도 있지” 하며 스스로를 다독여 주세요. 지속성의 출발점은 완벽한 실행이 아니라, 자신을 포기하지 않는 마음입니다.

 

 

2. ‘비상 루틴’을 준비해 두세요

매일 30분 달리기가 어렵게 느껴지는 날이 분명 있습니다. 특히 비가 오거나 외출하기 어려운 날엔 달리기를 아예 포기해 버리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비상용 루틴’을 미리 준비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식입니다:

  • 날씨가 나쁠 땐, 집 안에서 15분간 스트레칭 + 실내 유산소 운동
  • 시간이 부족할 땐, 평소 거리의 절반만 달리기
  • 몸이 무거운 날엔, 10분만 걷기

이렇게 하향 조정된 ‘대체 루틴’이 있으면, 운동을 아예 놓지 않게 됩니다. 중요한 건 강도보다 ‘실행’ 자체라는 점을 잊지 마세요. 어떤 방식이든 몸을 움직였다는 사실이 다음 날의 동력을 만들어 줍니다.

 

 

3. ‘운동을 하는 나’라는 정체성을 만들어 가세요

달리기를 오래 이어가는 사람들은 대개 "나는 운동을 잘하는 사람"이기보다는 "나는 나를 돌보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행동이 정체성을 만들고, 정체성은 다시 행동을 이끕니다.

예를 들어, 비 오는 날에도 우산을 들고 나가서 10분 걷는 행동 하나가 “나는 비 오는 날에도 내 몸을 챙기는 사람이야”라는 믿음을 쌓게 해 줍니다. 이 작은 행동들이 쌓이면, 어느 순간 달리기가 '특별한 도전'이 아니라 '나의 일상'이 되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4. ‘하기 싫은 날’을 위한 자기만의 대화법

귀찮은 날, 자주 듣게 되는 내면의 목소리가 있습니다.
“오늘은 쉬어도 괜찮잖아”, “어제도 했으니까 하루쯤은 괜찮아”, “이따가 저녁에 할게” 같은 말들이죠.

이럴 때 자기 자신에게 따뜻하면서도 단호한 말로 다가가 보는 건 어떨까요?

  • “딱 5분만 뛰고 안 되면 돌아오자”
  • “내 몸이 진짜 힘든지, 그냥 귀찮은 건지 밖에 나가서 판단해 보자”
  • “운동화만 신어보자, 그 다음은 생각하지 말자”

이처럼 '완벽한 달리기'가 아니라, 아주 작은 실행 단위를 목표로 삼는 대화는 실제로 몸을 움직이게 해 줍니다. 하고 나면 “생각보다 괜찮았네” 하는 경험이 반복되고, 그런 경험은 결국 꾸준함이라는 열매로 이어집니다.

 

 

5. 운동이 ‘결과’보다 ‘흐름’이라는 생각

많은 분들이 운동을 할 때 "한 달 뒤에 살이 얼마나 빠졌을까", "이번 주는 몇 km 뛰었지?"처럼 결과에만 집중하게 됩니다. 물론 목표와 수치는 중요하지만, 그것이 운동의 전부가 되어버리면 지속하기가 어려워집니다.

비 오는 날, 결과는 나올 수 없습니다. 너무 피곤한 날, 평소만큼의 속도나 거리는 나올 수 없습니다. 하지만 그날의 나도 뛴 것이고, 꾸준히 흐름을 이어간 것입니다.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야 어느 날 문득 달라진 내 몸과 마음을 마주하게 됩니다.

‘기록이 아니라 리듬을 쌓는다’는 생각으로 달리기를 바라보면, 작고 흔들리는 날들에도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6. 스스로를 응원하는 장치 만들기

운동을 오래 이어가는 데에는 ‘의지’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환경과 장치가 필요합니다.

  • 달력에 운동한 날 표시하기
    한눈에 보이는 기록은 성취감을 주고, 빈 칸이 아쉬워 다시 움직이게 만드는 힘이 됩니다.
  • 달리기 전후의 루틴 만들기
    스트레칭, 물 한 잔, 좋아하는 음악 듣기 등 달리기 전후에 자신만의 습관을 만들면, 몸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준비됩니다.
  • 실내 운동 대체 아이템 마련하기
    요가 매트, 짧은 홈트레이닝 영상, 실내 러닝머신 등도 활용 가능하다면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런 작고 구체적인 도구들은 생각보다 큰 차이를 만듭니다. 의욕이 바닥일 때도, 습관은 생각보다 강한 힘을 발휘합니다.

 

 

7. 자신에게 가장 너그럽고 다정한 사람이 되어 주세요

달리기를 꾸준히 이어가는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자신에게 관대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스스로를 다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좌절했을 때, 흔들렸을 때 스스로를 탓하지 않고 다시 손을 내미는 일입니다.

하루쯤 쉬었다고, 혹은 며칠을 놓았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모든 노력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다시 돌아온 그 용기야말로 가장 큰 성취입니다.

오늘 하지 못했다고 실망하기보다는, 내일 다시 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믿어주는 마음. 그 마음이 운동을 오래 이어가게 합니다.

 

 

마무리하며

비 오는 날도, 피곤한 날도, 귀찮은 날도, 달리기를 이어간다는 건 생각보다 큰 일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매일 거창하게 운동하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중요한 것은 ‘오늘도 해냈다’는 경험을 꾸준히 쌓아가는 것입니다.

이 글이 그런 날들 속에서 조금은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랍니다.
몸보다 마음이 더 무거운 날, 괜찮다고 말해주는 작은 문장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스스로의 속도로 천천히,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는 모든 분들을 응원합니다.